권위가 혼모노를 만드는 것인가? 소식생활

미성년 제자들 수차례 성폭행’ 배용제 시인 징역 8년
“가슴 만져보게 해줘” “네 첫 남자 돼 줄게”…‘징역 8년’ 배용제 시인 충격 발언들


너의 방을 엿본다 
은밀한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창문 너머 가득찬 불빛을 염탐한다 
너는 또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와 
몸에서 떼어낸 날개를 장롱 깊숙히 감춘다 
새하얀 알몸 위로 불빛의 비늘이 돋아난다 
출렁이는 너는 춤이 된다 
움직이는 모든 동작이 춤이다 
탱탱한 시간 한가운데를 유영하는 
투명한 살결이 눈이 부시다 
너의 내부로부터 막혔던 숨들이 뿜어나온다 
그것들이 온몸을 애무한다 
너는 비로소 사랑이 되고, 
질투가 되고, 
참을 수 없는 강한 욕정이 되고, 

나는 밤마다 수음을 한다 
불빛으로 가득찬 너의 방 구석구석을 노려보며 
그 많은 내용의 춤을 상기시키며 
투명한 살 속을 파고들 한 방울의 피땀을 사정하곤 한다 

나는 너를 겁탈하고 싶어 안달한다.

-나는 미친 꿈을 꾼다 2. 『삼류극장에서 한때』 배용재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저는 실력과 인성은 별개로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례는 수없이 많죠. 예를 들어 말당과 시구사와 케이이치가 있으며
굳이 문학쪽으로 국한되지 않더라도 시마부쿠로 미츠토시나 이주노 등이 있겠죠.

하지만 위에 나온 이런 성욕 가득 찬 변태적인 시를 쓰면서도
진짜 이에 관련된 범죄를 저지른 '혼모노'적인 예외는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뭐 야겜 야설 동인지 이런거 만드는(심지어 그 정도가 이상성욕수준인) 
사람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보지 못했거든요.
실제로 그런 쪽의 사람을 오프라인에서 몇번이나 보긴 했지만 다들 정말 신사적이고
심지어 페미니즘에 심취해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성에 대해서 남다른 의견도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애시당초 이들의 성품 자체가 정상인인지, 성욕을 작품으로 풀이했는지 모르지만
몇몇 극단적인 사람들의 편견과는 반대로,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굉장히 건전한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부부강간죄, 원조교제, 성희롱방지법을 남성을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하던 故마광수 교수도
성범죄에서는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원래 입으론 자X 보X 이렇게 말하면서도 말이죠.
하지만 배용제같이 정말 이런 시를 쓰고 이걸 실행에 옳기는 혼모노는 정말 처음 봤습니다.

한때 트위터에서 '#문단_내의_성폭력' 태그가 흥했던 사건이 떠오릅니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어느정도 입지를 가진 문인이 그 권위를 휘둘러 여성들을 유린한 사건들이죠.
배용재의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문단 내에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며
문예쪽 진로를 꿈꾸던 문학소녀들을 8년이나 수없이 짓밟아버렸죠.
그렇게 시를 써왔고 어린애들 진로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를 갖추었으면
문단 쪽에서 실력자였을 것이고, 문학 특유상 세상에 대한 성찰이 다른 사람보다 되었어야 할 것인데.
픽션으로만 있어야 되는 일과 아닌 일을 구분도 못할 정도면 정말 할 말이 없군요.

권위라는건 정말이지 한번 취하다보면 사람을 또라이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권위가 권위다울 수 있는 건 사람의 성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됨됨이도 있는데 말입니다.
뜬금없는 예를 들자면 헐크 호건이 뭐 때문에 망했더라?



덧글

  • 존다리안 2017/09/12 16:41 # 답글

    마광수는 문학적 재능은 비판받지만 이런 점에서는 그래도 나은 사람이었군요.
  • 聖冬者 2017/09/12 16:50 #

    사실 마광수를 저급하게 성을 다룬다고 외면하는 한국의 주류 문단에서 지들이 말하는 '마광수다운' 일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이미 답이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문단_내의_성폭력이 일반적이라면 그 문단의 유지가 애초부터 불가능하지만, 권위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작태는 고쳐야 하겠지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09/12 18:55 # 답글

    방송에 나온 문화예술인-문화인들의 면모를 보면 '부족함' 을 숨기고 포장하는데 급급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감정' 과 '감성' 에 호소한게 태반입니다. 힐링-인간-분노-위로? 그런 말들을 많이 해요. 고대, 중세, 근대 철학자와 학자들은 이걸 지적했어요.

    " 감정과 감성에 호소하지마라. 감정과 감성에 호소한 사람 만큼의 선량함 밖에 통용되지 않는다 "

    배용재 시인은 방송에 나오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하는 말들과 다른 본인의 행태. 이들은 감정과 감성을 자극해 여성들의 호감을 얻었죠. 본초비담 작가도 있고. 서민 교수도 그렇고. 여자들에게 잘 보여서 돈과 권력을 쟁취한.... 이게 여자전쟁이냐? 싶더군요. 그러니 배용재란 인간을 포함한 문화예술계의 더티함은 시작입니다. 더 속살을 벗겨버리길 빕니다.

    왜, 한국 문학계는 이꼴로 전락한 걸까요? 나 같아도 한국 소설들을 집다 읽으면 소소한 일상극-다큐멘터리-로맨스-페미니즘-진보 좌파들 등. 읽을만한게 없어져가요.
  • 聖冬者 2017/09/13 10:01 #

    문학계에서 제대로 된 작가는 적은데 권위주의가 팽배해져버렸으니까요.

    사실상 한국 현대문학계는 일제시대-대한민국 사이에 맥이 끊겨버렸는데, 즉 일제시대에 활약했던 문학가들이 대한민국에 와선 그들의 스타일을 이을 사람도 없이 사라지거나 했었죠 (말당은 논할 가치가 없어서 제외)

    그렇다보니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 (인성과 사상은 차치하고) 제대로 실력을 가진 작가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부족합니다. 까짓해야 소설가로선 이문열, 이외수, 복거일.. 시인으로선 마광수, 김지하, 고은 밖에 없죠. 애초에 이들 중 몇몇은 사상 때문에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거나 합니다.이에 비해 역사왜곡으로 몇십권을 써갈기는 조정래 따위가 문호 취급을 받는 동네가 한국 문학계이니 수준을 알 만하죠.

    그런 동네에서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박사 석사 받고 교사 교수 강사 이런 자리를 먹고, 그런 주제에 도제식 비스무리하게 돌아갔으니 자연스럽게 썩어빠질 수 밖에 없는겁니다.... 한번 마광수의 최신 시집인 마광수 시선을 읽어보세요. X내 변태적인 시들만 모아놓았지만 배용재의 저런 시보다 훨씬 좋은 시들이 많습니다. 그런 실력있는 사람이 단지 변태라는 이유로 문단에 왕따를 당했죠. 지들 중 일부는 성범죄를 저지르는 주제에 말입니다.
  • Megane 2017/09/12 22:02 # 답글

    겉과 속이 충실한 물건이군요. 쯧쯔...
    한국문학... 솔직히 라이트노벨이 더 나아요.
  • 聖冬者 2017/09/13 09:53 #

    그건 좀 심히 에러이긴 합니다... 뭐 추천할 만한 작가나 시인이 잘 없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젊은 작가 중에 그나마 좀 나은 작가가 박민규입니다. 그 사람 작품은 버릴 게 없어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빼고 말이죠.
  • 피그말리온 2017/09/13 00:29 # 답글

    진짜 우리나라에서 문학이니 뭐니 하는 사람들일수록 실적에 비해 권위는 끝간데 없는거 같음...
  • 聖冬者 2017/09/13 09:59 #

    사실 역사소설을 빼곤 하루키의 영향이 지독하게 배어 있는 것도 문제죠.... 왜냐하면 본받을 작가가 아예 없거나 있어서 문단 내에서 사상이나 행동 문제로 가치가 깎인 작가라 영향을 받았다는 자체만으로도 편입견이 심어지니 그나마 영향을 받는 작가가 하루키.... 그것도 스타일만. 그 정도면
    정말 할 말이 없죠.
  • 스탠 마쉬 2017/09/13 15:26 # 답글

    블라드미르 나보코프-의도치 않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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